키메라, 팍소스의 야수
Chimeras, Beasts of Paxos
“만물의 어머니는 자신의 창조물에게 배신당하고 수천 년 동안 고문받았으면서도, 그 영혼은 생명을 빚고 길러 내기를 갈망한다. 그분의 자식인 우리가 어찌 그 바람을 저버릴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분의 창조적 혼돈이 보여 주는 열병 같은 환영을 꿈꾼다. 우리는 머리카락과 털, 살과 피로 조각한다. 우리의 형상물은 우리 발자취를 따라 걷고, 우리가 어머니께 복종하듯 그것들은 우리의 의지에 복종한다.”
— 열병노래 부족의 우르-타크라, 이라니르
팍소스의 숲에는 셀레지아 전역에서 가장 거대한 야수의 군상이 깃들어 있다. 빽빽한 나무와 무성한 수풀 사이에서 크고 작은 생물들이 다음 먹이를 찾아 배회한다. 그 먹이는 정글의 다른 주민일 수도, 방심한 여행자일 수도 있다. 결사회는 팍소스를 돌아다니는 모든 생물을 목록으로 만들려 드는 일이 헛수고임을 알고 있다. 이미 많은 이가 시도했기 때문이다. 그런 학자들은 이 다양성이 이미리스의 야생 마법에서 비롯된다고 믿지만, 그 가운데 원시 혈족 주술사들이 맡은 역할을 아는 이는 드물다.
올렘의 가시에 묶이고 최초의 자손들이 저지른 죄악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이미리스는 새 생명을 만들 의지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원시 혈족 주술사들은 이를 너무나 잘 알며, 아바크라의 심장에서 흘러나온 힘으로 가득한 거인의 피를 넣어 빚은 특별한 혼합물을 마심으로써 과거 아바크라가 걸었던 길을 걸을 수 있다. 그들은 영혼을 열어 깨어 있는 채로 꿈꾸며 이미리스와 교감한다. 이 신비로운 황홀경 속에서 그들은 만물의 어머니와 하나가 되어, 세상의 모든 물질을 새로운 형상으로 빚고 비틀기를 기다리는 점토로 본다. 그리고 그 흔적을 지닌 채 돌아온다.
모든 생명은 어떤 식으로든 이미리스의 힘에서 비롯된다. 만물의 어머니와의 연결을 통해 주술사들은 그녀가 지닌 창조의 권능 일부를 다룰 수 있다. 이는 먼 옛날 최초의 자손들을 태어나게 한 바로 그 생명의 숨결이다. 이미리스는 꿈을 통해 주술사들을 이끌며, 한 번도 발화된 적 없는 말과 알지 못하는 힘의 문장을 가르치고, 생명 자체를 낳는 의식을 치르는 데 필요한 재료를 모으도록 그들의 영혼을 이끈다. 이 과정에는 여러 달이 걸릴 수 있다. 살, 나무껍질, 발톱, 이빨, 뿌리, 피를 모아, 세심한 손길로 형상을 얻고 빚어진 형상물 하나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어 형상물은 이미리스의 숨결이 스민 주술사 자신의 피에 흠뻑 잠긴다. 몇 주 동안 그것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 사이 주술사들은 새가 둥지를 지키듯, 닥칠 수 있는 모든 해악으로부터 자신의 창조물을 지켜야 한다. 마침내 형상물이 갈라지고, 그 안에서 키메라가 태어난다.
이 힘은 이미리스에게서 비롯되지만 전체의 일부일 뿐이며, 필멸자인 주술사들은 만물의 어머니가 지닌 신과 같은 지식을 누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들의 손은 최초의 자손들에게 정신을 준 지식의 불꽃을 재현할 수 없다. 더욱 나쁜 것은 만물의 어머니의 정신이 분노와 고통으로 흐려졌고, 그녀의 인도가 주술사들의 꿈을 오염시켜 괴물을 만들게 한다는 사실이다.
이 키메라들은 어느 정도 주술사들의 자식이며, 주술사가 숨 쉬는 한 그들에게 결속되어 있다. 팍소스에서는 주술사가 자신에게 부족한 완력을 보태 주는 한 마리 이상의 키메라를 곁에 두고 여정에 오르는 모습을 보는 일이 이상하지 않다. 주술사가 죽으면 키메라를 묶던 마법도 끊어져, 그것은 황야로 달아난다. 이렇게 달아난 야수들은 십중팔구 서로를 찾아 번식하며, 완전히 새로운 괴물의 혈통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