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리 — 천둥의 목소리
Djurii - The Voice of Thunder
“혈족들이여, 구름에서 대지로 내리치는 포효가 들리는가? 용맹한 자의 자세를 흔드는 진동, 허세 부리는 자의 귀를 먹먹하게 하는 굉음이 들리는가? 저것은 천둥이다. 너희의 전사 예언자가 돌아왔음을 선포하는 천둥이다! 혈족들이여, 이제 다시 같은 태양의 열기 아래 몸을 맡길 때가 왔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우리의 길에 합류하라. 아니면 발밑에 짓밟혀라.”
— 천둥의 목소리, 키랄 우'위르
원시 혈족을 이루는 수백 부족 모두가 주리 군세와 그 괴물 같은 지도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으며, 언젠가 호주크에 참가하고 싶다는 마음을 부정하는 이는 드물다. 그곳에서는 주술사들이 기묘한 언어로 영창하는 동안 광전사들이 짓밟힌 대지와 잿빛 뿌리로 이루어진 경기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싸운다. 호주크는 주리 군세의 성대한 축제로, 서로의 차이를 접고 하나의 지도자 아래 모였거나 그 힘에 굴복한 여러 부족이 한데 모이는 자리다.
군세의 결성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주리는 탐색자들의 시대에 나타난 다른 어떤 군세나 부족보다 크게 세력을 넓혔다. 이토록 하나로 뭉친 까닭은 아주 단순하다. 처음에 원시 혈족 광전사들은 천둥걸음을 그저 쓰러뜨려야 할 또 하나의 적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가 힘을 증명하자, 단순한 살과 뼈 이상의 존재라는 생각이 원시 혈족 사이에 뿌리내렸다. 어떤 이들은 그를 부족들을 인도하러 돌아온 옥트나의 영혼으로 보았고, 다른 이들은 이미리스의 자손들을 이끌도록 아바크라가 보낸 자신의 화신이라 여겼다.
괴물 주위에 모인 이들은 그가 기묘한 언어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여러 부족의 주술사들은 힘을 합쳐 이 존재의 지혜를 해독하려 했다.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 노력이 너무나 대단해 아바크라 자신이 심장을 통해 말을 건네고, 그 언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내려 주었다고 한다. 그렇게 주리가 태어났다.
현명한 자들은 그저 천둥걸음이 가는 길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굳건히 서서 감히 괴물에게 맞서는 자들도 있다. 천둥의 목소리들은 그 호기를 기꺼이 정면으로 받아 주며 도전자라면 누구든 호주크로 초대한다. 호주크는 계절 축제인 동시에 죽음의 전조다. 주술사들은 천둥걸음이 팍소스의 한 장소에 자리 잡기를 기다린 뒤, 나무를 쓰러뜨리고 대지에 불을 놓는다. 불탄 흙과 잿빛 뿌리로 이루어진 공터는 호주크의 중심이 된다. 주리 군세 소속이거나 구경을 갈망하는 부족에서 온 수천 명의 원시 혈족이 그곳에 모여 갓 잡은 사냥감을 먹고 혼돈을 만끽한다. 며칠 동안은 부족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물건을 거래하며 평화와 사회를 닮은 무언가가 이어지지만, 오래가지는 않는다. 이윽고 공터 한가운데서 도전자들이 일어나 천둥걸음을 상대로 힘을 시험한다. 그들은 하나씩 쓰러지고, 짓이겨진 시신은 대지를 살찌우며 만물의 어머니에게 돌아간다. 살아남을 만큼 강한 자에게는 수치가 아니라 주리 군세에 합류하라는 초대가 주어진다.
천둥걸음의 위업은 팍소스 방방곡곡에 퍼진다. 목숨을 걸고 티란과 싸워 자신이 옥트나의 진정한 후계자임을 증명하려는 도전자, 아니면 적어도 군세의 일원이 될 자리를 얻으려는 도전자는 끊이지 않는다. 이 과정을 거쳐 가장 강한 자만 부족의 명예로운 광전사가 된다. 주리는 만물의 어머니의 자손들뿐 아니라 셀레지아의 다른 강대국도 인정하는 원시 혈족에서 가장 위험한 군세다. 그렇다고 모두가 평화롭게 주리 부족에 합류하는 것은 아니다. 천둥의 목소리들의 명령 아래 주리의 부족들은 다른 부족을 덮쳤으며, 그 분노에 수많은 문화가 완전히 사라졌다.
군세의 중심에는 천둥걸음이 있지만, 실질적인 지도자는 수백 년 동안 철저히 이행된 명령을 내리는 천둥의 목소리들이다. 그러나 최근 무언가 달라졌다. 천둥걸음은 불안해졌고 주술사들에게 응답하지 않은 채 자기 변덕만 따르려 한다. 이 갑작스러운 변화로 군세는 큰 혼란에 빠졌고, 티란의 총애를 잃은 듯한 천둥의 목소리들은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천둥걸음이 움직이면 주리는 그 뒤를 따른다. 천둥의 목소리들은 티란이 만물의 어머니에게 직접 인도받고 있으며, 올렘의 가시가 안긴 고통에서 그녀를 해방할 수단을 향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한다. 혼돈의 폭풍 속으로 모험하는 탐색자에게, 사이클롭스가 이끄는 광전사와 주술사의 우레 같은 전단은 죽음의 전조이자 말레딕션의 공포와 견줄 만한 광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