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의 호러
Horrors of the Legion
“육신과 영혼은 다른 어떤 것 못지않은 재료다. 직공이 실을 잣듯, 우리는 살을 꿰매어 더 위대한 형상으로 만든다. 교단의 그 어리석은 자들은 우리 창조물을 ‘흉물’이라 부르겠지만, 우리는 진실을 안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예술이며, 우리의 예술은 아름다운 형상 아래에서 비판자들을 짓밟을 것이다.”
— 모리다 엄버랜드 백작부인
말레딕션 안의 끔찍한 변종에 관한 보고는 셀레지아 전역에 큰 혼란을 일으켰지만, 그 민족들이 괴물이라는 존재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 대부분은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다. 주문결속체와 변신체, 마법으로 일그러져 봉사하도록 만들어진 생물들. 이들이야말로 강대 세력이 만들어 부리는 무시무시한 혐오체다.
그러나 벨리오스의 차가운 풍경에서는, 결코 스스로를 재창조하기를 멈추지 않는 고대의 기예에서 태어난 다른 모든 것과는 다른 괴물을 찾아볼 수 있다. 제각기 맡은 역할에 완벽하게 맞춰진 몸을 지녀, 그들 사이에서 공통된 특징을 찾아내기란 어렵다. 어떤 것은 팔이 여럿이고, 어떤 것은 살 자체에 도구가 달려 있으며, 심지어 자기만의 정신을 지닌 것도 있다. 하지만 셀레지아 사람들에게 이들은 혐오체보다 나을 것이 없다. 그러나 세부를 보는 눈을 가진 이는 그 안에서 다른 것을 볼 것이다. 예술성을.
죽음과 그 뒤에 오는 것에 그토록 깊이 맞닿아 있는 몰락자 군단에서, 육신을 보는 다른 관점이 번성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일부 사령술사에게 죽음 뒤 영혼숨결이 빠져나가고 한 존재의 생명이 사라지면, 남은 몸은 올바른 조각가의 손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점토와 다르지 않은 놀라운 재료가 된다. 편협한 바보들은 시신을 일으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예술가들은 알맞은 부위를 모으고 새로운 육신을 빚어 내는 일을 자신의 책무로 삼는다. 어떤 이는 순수한 마법으로 이를 해내고, 어떤 이는 부위를 꿰매 붙이는 고된 작업을 수행하지만, 완성품은 언제나 눈을 사로잡는다. 창조자의 변덕을 따르는 몸, 목적이 된 의도, 예술이 된 환상. 그것이 호러다. 하지만 예술가의 작업은 결코 끝나지 않으며, 사령술사는 영감이나 필요가 명하는 때면 언제든 기꺼이 자신의 화폭으로 돌아간다.
일부 호러는 단순히 살을 빚는 일을 넘어 그 안에 영혼까지 봉합하여, 평범한 몰락자가 결코 이룰 수 없는 더 큰 지성과 목적을 얻는다. 한때 사라졌으나 이제 모리다 백작부인이 군단에 되돌려 준 이 기법은, 자신의 예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려는 새 세대의 견습생들을 불러일으켰다. 많은 전통주의자가 이 새로운 시대의 강령술을 외면하지만, 이 새 호러들의 성취는 그들이 이미 확고히 자리를 잡았음을 분명히 보여 준다.
군단은 자신의 창조물이 남기는 공포를 모르는 것이 아니며, 적과 맞설 때 대개 이를 전술로 활용해 왔다. 이 괴물에 맞서는 가엾은 영혼들에게 공포는 세 겹으로 찾아온다. 이런 존재를 보는 데서 오는 두려움, 그 호러가 지닌 기괴한 힘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신들이 쓰러진다면 같은 운명이 자신을 기다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