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지아 서신 2: 유해의 부름
Selejian Missives 2: Call of the Husk
법의 의식 기록관 메트로비우스와 명예의 의식 서기관 레오니데스가 주고받은 서신.
이 자료는 말레딕션에서 회수한 문서에 관한 법의 대리인의 제23호 칙령에 따라 열람이 제한되며, 성무 관료단이 신뢰성을 보증하는 이에게만 공개한다. 아울러 불타는 영혼 폰다르의 유산을 찾을 자격이 있다고 여기는 자는 기록관의 입회 아래 이 문서를 읽을 특별 허가를 받을 수 있으며, 그 의미를 숙고할 것을 권고한다.
친애하는 레오니데스에게,
최근 말레딕션 원정에서 회수한 기묘한 일기의 남은 낱장들을 동봉하네. 원정을 이끈 탐색자는 자네도 잘 아는 시그리스 안드라보스일세. 그 명망 높은 여기사와 동행했던 말로 경의 보좌관에게 들은 바로는, 왕좌 관문에서 동쪽으로 사흘쯤 떨어진 산맥의 낮은 기슭, 버려진 야영지에서 발견한 것이라더군.
나는 성무 관료단의 일원으로서 이 문서들을 넘겨받아 보관하게 되었네. 하지만 자네의 전문 연구 분야에 더 가까운 내용이라 생각되어 전달하는 편이 좋겠다고 판단했지. 미치광이의 헛소리 같기도 하지만 폴다르의 유해에 관한 전설을 언급하고 있기에, 이 얼마 안 되는 조각에서 자네가 무언가 쓸 만한 것을 찾아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 아니면 적어도 한때 그 전설을 그토록 소중히 여겼음이 분명한 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잠깐이나마 즐거움을 얻을 수는 있겠지.
자네의 벗,
메트로비우스
첫 번째 조각
그것이 나를 부른다.
내가 여기 있음을 알고 감미로운 찬가로, 사람을 홀리는 노래로 가까이 오라 손짓한다. 나를 말레딕션 깊숙이, 그 악취 나는 죽음의 심장부로 자꾸만 이끈다. 어떤 결산의 순간을 향해. 그것은 죄를 용서받는 순간일 수도, 그보다 더 근본적인 변화를 맞는 순간일 수도 있다.
앞길은 멀고 불확실하며 말레딕션에는 헤아릴 수 없는 위험이 도사린다. 그래도 나는 멈추지 말아야 한다. 유해를 찾아야 한다. 그 안에 있는 것, 잃어버렸거나 버려진 그 유산은 내 삶의 행로뿐 아니라 의식 전체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을 테니.
타말리아가 뭐라고 할지 안다. 내가 집착에 사로잡혔다고 하겠지. 저 멀리서 들리는 낭랑한 부름은 내 머릿속에만 존재한다고. 남편으로서도 아버지로서도 나는 가엾고 한심한 위인이라고.
그래도 여전히 들린다. 그래도 나는 계속 가야 한다.
나는 오랫동안 영광스러운 폴다르의 유해를 찾아왔다. 교단이 막 태어나던 위대한 시절에 실종된 그는 말레딕션의 초기 탐험가였으며, 우리 의식에서 처음으로 이미리스의 분노에 희생된 자였다. 그가 아직도 저 너머에 있음을 안다. 시간과 사정에 가려져 그 잔해가 남아 있음을. 그리고 내가 거듭날 때가 가까웠음을.
가까웠다!
두 번째 조각
꿈속에서 나는 어두워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나란히 선 두 언덕을 본다. 하늘에는 존재해서는 안 될 별들이 반짝인다. 가까이에는 쓰러진 거수의 몸뚱이가 놓여 있고, 그 피는 아직도 바싹 마른 모래로 스며든다. 어떤 존재들이 그 썩어 가는 생명의 진액을 먹는다. 그것들에게 이름을 붙이기도, 고향의 익숙한 짐승에 빗대기도 망설여진다.
뜨거운 바람이 불고 모래가 창백한 뺨을 찌른다. 나는 눈을 가려 사나운 모래바람을 막으며, 쓸쓸히 솟은 두 봉우리 사이의 골짜기를 향해 비탈을 힘겹게 오른다.
그 노래가 여전히 들린다. 나를 향해 손을 뻗듯이. 그것은 누군가 자신을 찾아 주기를 원한다. 유산. 그 유산! 그 엄청난 힘. 그것이 되살아나는 순간 드러날 진실들.
발이 모래에 푹푹 빠진다. 나는 비틀거린다. 몸은 기진맥진했지만 영혼은 불타오른다.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 있음을 안다. 비탈의 마루 바로 너머에. 안다. 나는 알고 있다.
세 걸음만 더. 언제나 세 걸음만 더 가면 된다. 그때 어떤 자연스럽지 못한 천체의 붉은 빛이 지평선 위로 솟아오른다. 느닷없이 쏟아지는 진홍빛 광채에 나는 두 손을 치켜들어 눈을 가린다.
그제야 그것이 보인다. 핏빛 윤곽으로 드러나는 유해. 땅에서 솟아올라 나를 부르는 손가락. 세월에 삐뚤어지고 구부러진 모습. 오래전에 잃어버린 위대함을 간직한 저장소.
바로 그 순간 나는 깨어난다. 온몸이 땀으로 젖고, 내가 무엇을 보았는지 깨달은 광기에 사로잡힌 채.
이것이 내가 밤마다 겪어야 하는 고통이다. 이것이 그것이 내 머릿속으로 파고들게 하는 꿈이다. 이제 그것은 나를 안다. 나를 원한다. 가야 한다.
세 번째 조각
이제 가까워졌다. 아주 가깝다! 지금껏 어느 때보다도 가깝다. 눈부신 태양처럼 뿜어져 나오는 그 힘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내 것으로 만들겠다. 오늘, 내 손에 거머쥐겠다. 내가 승리하여 교단의 적들을 굴복시키고 성스러운 빛이 다시 온 세상에 흘러넘치게 할 테니, 셀레지아 전체가 기쁨의 눈물을 흘리리라.
그런데 이건 무엇인가?
거친 소리가 노래를 짓누른다! 사악한 울부짖음. 선하고 성스러운 모든 것을 더럽히는 소리!
서둘러 가야 한다! 유해를 지켜야 한다. 반드시!
친애하는 메트로비우스에게
이 조각들을 보내 명예의 의식과 내게 베풀어 준 호의는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겠네.
이 짧은 낱장들에서 내가 얻은 통찰이라니! 가장 터무니없던 내 생각들이 사실로 확인되었다네! 모든 것이 명확해졌어!
자네도 알겠지만, 나 역시 이 문서에 묘사된 기이하고 알쏭달쏭한 장소를 꿈꾸었네. 나란히 선 두 언덕과 먼지 쌓인 골짜기의 주름을, 떠오르는 핏빛 태양의 빛을 보았지. 그리고 이제는 나도 유해의 부름을 직접 듣는다네. 시간과 조류를 넘어 울려 퍼지며 제 뜻에 귀 기울이라고 재촉하는 소리를.
짧게 쓰는 것을 용서하게. 지금도 마지막 정산을 마치고 말레딕션 가장자리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네. 그곳에서 내 진정한 탐구에 나설 걸세. 평생의 과업을 완수하러.
폴다르의 유해는 아직도 저 너머에 있네. 그리고 너무도 가깝게 느껴진다네! 어느 때보다도 가까워. 내 손이 닿는 곳에 있어.
언제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돌아올 때는 승리자로 돌아오리라. 친구여, 앞날은 밝고 영광스럽다네!
머지않아! 머지않아!
자네의 벗,
레오니데스